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결정체
영화 파일럿 리뷰
선택의 잘못
영화를 선택하는 건 언제나 관객의 몫, 그런데 이번 선택은 참으로 기묘했습니다.
데드풀과 울버린, 인사이드 아웃, 그리고 귀엽고 재치 넘치는 슈퍼배드를 뒤로하고 저는...
어쩐 일인지 파일럿을 선택했습니다.
조정석의 원맨쇼
이 영화는 단연 조정석 배우의 독무대 입니다. '원맨쇼'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지죠.
솔직히 조정석 배우가 아니었으면 어땠을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그가 연기를 이끌어가는 동안, 시나리오와 연출은 어느 순간 잊히고 말았습니다.
감독의 의도와 관계없이 이 영화는 오롯이 조정석 배우 덕분에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젠더 트랜스 영화의 부활?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예전 영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1998년에 개봉한 찜. 당시 안재욱 배우가 여장을 했던 영화였죠.
그때는 새로운 시도처럼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2024년의 파일럿은... 다소 가벼워 보였습니다.
젠더 트랜스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좀 더 무게감 있는 접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요.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가벼움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지나치게 가벼워진 것 같습니다.
파일럿이 모던한 감각과 세련된 유머를 담았더라면 관객들도 더 깊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우리의 로코는 어쩌다 이렇게 가벼운 길로 접어든 걸까요? 관객들은 어디까지 가벼움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현실에 눈을 감게 하는 영화
이 작품이 판타지였다면 이런 가벼움도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자꾸 눈을 감게 되는 장면들이 이어지니, <너의 이름은> 같은 작품이 그리워지네요.
현실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저를 더 가볍게 만들어서, 결국 이 리뷰를 남기게 되었네요.
조정석과 최강희의 유사성?
마지막으로, 조정석 배우의 여장 연기를 보며 문득 최강희 배우가 떠올랐습니다.
혹시 저만 그렇게 느낀건가요? ㅎ
영화 <파일럿>은 조정석 배우의 원맨쇼와 가벼운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지만,
그 이상의 깊이를 기대하기엔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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